HPSP 2026년 상반기 실적 — 매출은 줄고 이익률은 오른 이유, 그리고 재고
매출 11.5% 감소 속 영업이익률 56.9%, 판관비 축소, 국내 장비 매출 재등장, 재고 2.6배와 법인세 수치 불일치
무슨 일이 있었나
HPSP는 반도체 전공정용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한 가지를 파는 회사로, 매출이 고객의 장비 인수 시점에 몰려 잡히는 구조다. 2026년 상반기 매출은 78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(882억원)보다 11.5% 줄었다. 영업이익은 445억원으로 6.1% 줄어 매출보다 덜 줄었고, 영업이익률은 53.7%에서 56.9%로 올랐다. 순이익은 490억원으로 오히려 36.4% 늘어 영업이익보다 컸다.
연간으로 보면 매출은 2023년 1,791억원, 2024년 1,814억원, 2025년 1,730억원으로 3년째 비슷한 수준이다. 분기로 쪼개면 흐름이 고르지 않다. 2025년 분기 매출은 369억·513억·320억·527억원, 2026년은 1분기 319억원, 2분기 461억원이다(분·반기보고서 누적치 차감).
왜 그런가 / 무슨 뜻인가
이익률이 오른 이유는 비용 쪽에 있다. 매출총이익률은 73.5%에서 74.8%로 소폭 올랐고, 더 큰 변화는 판매비와관리비가 175억원에서 139억원으로 줄어든 데서 나왔다. 그 안에서 경상연구개발비가 60억원에서 29억원으로, 주식보상비용이 15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었다. 반기 연구개발비 명세에는 ‘기타’ 항목이 -11억원으로 잡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2025년 7.39%에서 3.65%로 낮아졌는데, 이 음수 항목의 성격은 공시에 설명돼 있지 않다. 비용 절감이 구조적인 것인지 일시적 환입인지는 하반기 수치로 확인해야 한다.
순이익이 영업이익을 넘은 이유는 법인세다. 2026년 1분기에 법인세가 -57억원(비용이 아니라 수익)으로 잡혀, 반기 전체 법인세가 세전이익 500억원의 약 2%인 10억원에 그쳤다. 현금흐름표에도 법인세가 38억원 들어온(환급) 것으로 나온다. 그런데 반기보고서 법인세 주석은 반기 평균유효세율을 21.8%로 적고 있어 손익계산서와 맞지 않는다. 사유가 설명돼 있지 않으므로 이 기간 순이익은 일회성 요인을 포함한 수치로 봐야 한다.
매출 구성에도 변화가 있다. 2025년 한 해 0원이던 국내 장비 매출이 2026년 상반기 104억원 잡혔다. 반면 2025년 매출의 37.6%를 차지한 최대 고객(고객 A)의 비중은 상반기 27.3%였다. 다만 회사는 고객명을 밝히지 않고, 기간마다 같은 알파벳이 같은 고객인지도 공시하지 않는다.
재고가 크게 늘었다. 재고자산은 2025년 말 160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419억원으로 2.6배가 됐고, 같은 기간 고객에게 미리 받은 돈 성격의 계약부채는 280억원에서 243억원으로 줄었다. 이 숫자는 두 갈래로 읽힌다. 하나는 하반기 인도를 앞두고 장비를 미리 만들어 둔 것(생산 선행)이라는 해석이다. 다른 하나는 인도·인수가 늦어져 창고에 머무는 물량이 늘었다는 해석이다. 회사가 수주잔고를 공개하지 않아 어느 쪽인지는 공시로 가를 수 없다. 재고 증가의 영향으로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은 452억원에서 206억원으로 줄었다.
한편 주주환원은 이어졌다. 2025년 결산배당은 주당 500원(총 404억원, 배당성향 55.7%)으로 전년 600원보다 줄었고, 자기주식 169만9,120주를 소각해 발행주식이 8,230만주가 됐다.
무엇을 봐야 하나
하반기에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지가 첫 관찰점이다. 3분기·연간 보고서에서 재고자산이 줄면서 매출이 늘면 생산 선행 쪽, 재고가 계속 쌓이면 인도 지연 쪽에 가까워진다. 판관비 수준이 유지되는지, 법인세가 정상 세율로 돌아오는지, 국내 장비 매출이 이어지는지도 함께 볼 지점이다. 수주잔고가 공개되지 않는 한 이런 간접 지표들이 실적의 방향을 읽는 거의 유일한 단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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